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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함
고병국 2023-11-26 추천 0 댓글 0 조회 64

<느긋함>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고 기질도 다르다. 어떤 사람은 느긋한 사람이 있는가하면 어떤 사람은 조급해서 조금만 느려도 팔딱팔딱 뛰는 사람도 있다. 성격이 조금 급한 사람은 가장 힘든 것 중 하나는 느림을 참기가 어려울 것이다. 한국인의 기질을 대표하는 것 중 하나는 아마도 빨리 빨리가 아닐까? 싶다. 외국에 나가 한인들이 많이 출입하는 관광지를 가면 한국인을 향해 빨리 빨리를 외치면서 호객행위를 하는 것을 보기도 한다. 과학이 발달되고 아이티기술이 발달되면서 가장 변하는 속도가 빠른 것은 속도이다. 이제는 과연 속도 전쟁이라고 할 만큼 치열하다. 이런 속도변화 중에 컴퓨터도 있다. 시골에 있다가 서울에서 첫 사역을 할 시기는 286시대였다. 그때는 속도가 느리면 느린가보다 했다. 용량이 작으면 그런가보다 하고 살았다. 즉 불편함을 모르고 살았다. 그러던 것이 386을 거처 486, 586 이제는 펜티엄 얼마로 나가면서 속도가 최대의 관건이다. 교회 목양 실 컴퓨터가 몇 차례 바뀌어오던 중 교인이 사용하다가 가져다 준 중고 오래된 노트북(TG삼보 에버라텍 ES-301)이 있었다. 글 쓰고, 검색을 하는 데는 별로 불편함을 못 느끼어 몇 년 동안 잘 사용하였다. 그런데 부팅을 할 때, 속도가 좀 느리기는 하다. 몇 사람이 목양실에 올라와서 컴퓨터가 이렇게 느리냐? 고 한다.그런데 사용하는 나는 잘 모른다. 느리면 느린가보다 한다. 점점 사람들 마음속에 빠름에 대해서는 예민하고 민감하지만 느림에 대해서는 익숙하지 않다. 이제는 생각도 빨리 결정도 빨리 행동도 빨리 해야만 살아남는 시대가 되었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한 가지 기억을 해야 한다.정말 빠른 것만이 능사인가를.

 

 『마음의 평정이란 책에 일화 하나가 있다.“ 조선조 초기에 병조판서를 지낸 윤회라는 사람이 젊었을 때 일이다. 어느 날 그는 시골길을 걷다가 날이 저물어 주막에 묶게 되었다. 그런데 주막의 주인은 마침 방이 없다면서 그를 맞아주지 않았다. 윤회는 하는 수 없이 처마 밑에 앉아 하룻밤을 지새기로 했다. 그가 처마 밑에 앉아 있는데 주인집 딸아이가 커다란 진주 알 하나를 뜰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그때 곁을 지나던 오리가 그것을 먹인 줄 알고 냅다 삼켜 버렸다. 주인은 딸이 진주를 잃어버린 것을 알고 윤회를 의심했다. 주인은 곧장 윤회를 묶고, 내일 아침 관가에 고발하기로 했다. 그러나 윤회는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고 주인에게 한마디만 부탁했다.‘저 오리를 내 곁에 매어두시오’.이튿날 아침, 주인은 윤회를 관가로 끌고 가기위해 밖으로 나왔다. 윤회는 여전히 태연한 표정으로 주인에게 말했다.‘오리가 똥을 쌌는지 보시오’.주인이 이상히 여겨 오리가 눈 똥을 헤집어 보았다. 그랬더니 딸이 잃어버렸던 진주 알이 오리의 똥 속에 박혀 있었다. 깜짝 놀란 주인이 윤회에게 사죄하며 말했다.‘왜 어젯밤에 말하지 않았소? 그랬으면 이런 봉변은 면할 수 있었을 텐데’.윤회가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어젯밤에 말했다면 당신은 필경 오리의 배를 갈라 진주를 찾아냈을 것이 아니오?’

 

 시중에 한 때 베스트셀러 중에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라는 책이 있었다. 왠지 느리다는 것은 비생산적인 것 같고, 느린 사람들은 평판이 좋지 못하다. 그러나 우리는 빨리 빨리에 젖어 있어서 얻는 것도 많겠지만 잃어버리는 것도 많다. 인생은 서두르고 빨리만 해서는 안 된다사색하고 여유를 가지고 인생을 음미하고 삶에 대해서 물어보는 철학적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조금만 기다려도 좋았을 것을 ,참았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기다릴 줄 몰라서 실수하고 참을 줄 몰라서 후회한다. 서두르다가 망친다. 허둥대다가 망한다. 침착하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는다. 오늘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기다릴 줄 아는 아량, 서두르지 않고 여유를 찾는 마음의 평정이다. 마음의 정화는 고요 중에 찾을 수 있다.“인간의 모든 불행은 단 한 가지, 고요한 방에 들어앉아 휴식할 줄 모른다는 데서 비롯 된다”(파스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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