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러시아 최대의 작가이자 사상가인 톨스토이가 어느 날, 여행길에 올랐다. 어느 시골집 앞을 지나가는데 한 어린 소녀가 톨스토이가 지니고 있는 가방을 갖고 싶다고 엄마를 조르더니 드디어는 울음을 터뜨렸다. 이것을 본 톨스토이가 소녀에게 말했다. "얘야, 내가 지금 너에게 이 가방을 주고 싶지만 이 안에 든 것이 너무 많으니 지금은 안 돼. 내일 내가 다시 와서 네게 이 가방을 선물하마. 그러니 울지 말고 그치렴".소녀는 노인의 다정한 말에 이내 울음을 그치고 발그레하게 핀 얼굴로 미소를 지었다. 톨스토이가 갖고 있던 가방에는 선천이 남긴 여러 가지 귀한 유품들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톨스토이는 그 이튿날 어린 소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 소녀의 집을 찾아갔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그 소녀의 집은 슬픔으로 꽉 차 있었다. 톨스토이는 당황해 하면서 그 집에 들어가 소녀를 찾았다. 그리고는 말했다. "어제 소녀와의 약속이 있어서 찾아왔습니다." 소녀의 어머니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그 애는 제 딸아이인데 오랫동안 병을 앓고 있었지요. 계가 어제 그만 죽고 말았답니다." 톨스토이는 크게 슬퍼하며 소녀의 어머니에게 묘지까지 안내해 줄 것을 부탁했다. 그리고는 자신이 가지고 온 백합꽃이 수놓아진 가방을 무덤 앞에 놓고는 엄숙하게 기도를 드렸다.
소녀의 어머니는 슬퍼하면서 그러나 톨스토이에게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이젠 제 딸아이가 죽었으니 이 가방을 가져가세요." 그러자 톨스토이가 대답했다. "아닙니다. 따님은 비록 죽었지만 제가 따님과 한 약속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하고는 가방을 둔 채 그냥 돌아갔다.
약속을 담보로 하는 것들이 여러 가지가 있다. 시간 지키기, 자신의 말을 시행하는 것 등이다.특히 오늘날은 신용이 자산이다. 신용만 있으면 돈을 빌리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신용을 잘 지키기 위해 온갖 힘을 쏟는다. 사람마다 아마 성인이라면 신용카드 하나 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편리하고 좋은 것이 신용불량자가 몇 백만 명이 되는 시대가 되었다. 물론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분에 넘치는 씀씀이 또는 현금이 없어도 카드로 한도액을 언제나 빼낼 수 있는 것이 결국은 자신을 신용불량자로 떨어지게 만들었다. 우리는 약속을 크든 작든 잘 지키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사람과 사람과의 약속도 이렇게 중요하건데 하나님과의 약속은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데 우리는 하나님과의 약속을 우리 눈에 안 보인다고 우리 귀에 안 들린다고 무시하거나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어리석은 생각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과의 나와의 약속인 것이다. 우리를 보는 이가 없어도 나만이 가지고 있는 하나님과의 약속은 꼭 지켜야 한다. 어떤 사회가 좋은 사회인가? 약속을 잘 지키는 사회이다. 그 약속의 대상이 보잘 것 없는 사람이거나 어린아이일지라도 약속은 꼭 지킬 줄 아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특히 약속은 문서로 남기는 경우도 있지만 대게는 말로 구두로 한다. 그러므로 쉽게 잊어버리거나 말로 했기에 안 지켜도 된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안될 말이다. 구두로 하든 문서로 하든 약속은 약속이다. 자기에게 해로울지라도 약속을 지켜야 하다는 성경의 말씀이 전혀 먹혀들지 않은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어내는 세상에서 톨스토이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하잘 것 없는 소녀와 약속을 하였고 또 그 약속을 지키려 애쓰는 모습은 우리에게 감명을 준다.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야 말로 바로 믿음직한 사람이라 할 것이다.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들을지어다 하나님이 세상에 대하여는 가난한 자를 택하사 믿음에 부요하게 하시고 또 자기를 사랑하는 자들에게 약속하신 나라를 유업으로 받게 아니하셨느냐”(약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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